
국내 최초 미디어아트 상설전시관 성남 ‘미누 현대아트센터’<내일신문>
IT강국의 미디어아트 발신지
‘미누 현대아트센터’
지난달 21일 수정구 신흥동 2024에 정식 개관한 ‘미누 현대아트센터’는 허수아비 작가로 유명한 남궁원 관장이 인생 2막 2장을 시작하기위해 마련한 곳이다. 외국의 명화와 한국에서 보기 어려운 한국문화재를 디지털로 복원해 미디어아트로 대중과 공유하고자 했다. 이 곳에서 만난 미디어아트는 어른 아이 누구나 이해하기 쉬웠다. 내가 찾아보지 않아도 옛날 그림 속 이야기를 음악과 함께 동영상처럼 보여주니까 말이다. 도슨트의 설명까지 더해지니 한편의 소설책을 읽은 느낌이다. 박물관에서 만났다면 지루했을 그림들에도 아이는 호기심에 눈을 반짝이며 우리 소리와 그림에 집중하는 기특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현대기술로 되살린 명화의 예술 혼
미디어아트에서 화폭으로 사용하는 TV, 빔 프로젝트, 스마트 기기 등은 아이들에게도 익숙한 매체이다. 명화나 현재 활동 중인 작가들의 작품을 훼손되지 않은 범위 내에서 디지털 기술로 다시 드로잉 하는 과정을 거쳐 살아 움직이는 그림으로 재탄생시켰다. 우리 전통화역시 전통 음악이 함께 어우러지며 그림 속 스토리를 FULL-HR 화면으로 섬세하게 그려냈다.
아르침볼도가 그린 루돌프 2세 황제의 인물화 <베르툼누스>는 채소를 배치해 얼굴로 보이게 만든 이중그림이다. 디지털 작업으로 각각의 정물들이 제각각 돌아다니며 채소가 되었다가 한데 모여 인물이 되는 과정에서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변화하는 얼굴을 보며 아이들은 박장대소를 하지만 훗날 교과서에서 이 그림을 만나면 반드시 기억이 나고 미술사에 흥미를 갖게 될 것이다. <비 오는 파리 거리>, <비너스의 탄생> 등 여러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디지털로 다시 만난 우리 문화재
<매조도>는 강진에 유배된 다산 정약용이 귀양을 간지 십 수 년이 지나고 헤어질 때 아장아장 걷던 그리운 딸의 결혼을 축하하며 아내의 치마폭에 그려준 그림이다. 디지털 화에서는 매화나무에 다정하게 앉은 새 두 마리가 날아다니며 사계절 사랑을 나누고 화목한 부부애를 과시한다. 그림과 글씨가 관객이 직접 쓰고 있는 것처럼 한 획씩 그어지며 그림이 완성되어가는 과정도 볼 수 있다.
김홍도의 <선인송하취생>에서는 왕을 상징하는 용을 함부로 그릴 수 없어서 소나무로 형상화했다는 이야기를 눈으로 느낄 수 있었다. 소나무가 용으로 변했다가 다시 소나무로 변하는 모습에 반한 아이가 그림을 사달라고 해서 순간 당황스럽기도 했다. 문자와 언어가 아닌 이미지와 음악으로 설명하는 이야기는 흥미와 이목을 끌어당겨 어린 아이들도 집중해서 감상하게 만든다. 일본에 있는 몽유도원도 역시 디지털 이미지를 받아 복원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하니 내년 초에는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감상할 수 있겠다.
새로운 시도 돋보이는 현대작가 디지털 작품
남궁원, 이왈종, 김재학, 배병우, 이창수 등 한국의 대표하는 작가들의 회화작품도 디지털 작업으로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 남궁원 관장의 <비움3 달항아리>는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고 살자는 비움의 철학이 담긴 작품이다. 프로젝트 맵핑 기법으로 대형 달항아리를 스크린 삼아 프로젝트 영상을 비췄다. 여러 색깔의 욕심으로 깨진 달항아리는 오색빛 조각으로 산산이 부서져 바닥에 흩어지고 虛(빌 허)자만이 떠 있다가 조각들이 결합해 다시 달항아리를 이룬다. 거울 방은 4면에서 영상이 나오면서 무한대로 공간이 확장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엘튼 존이 사진작품을 구입한 걸로 잘 알려진 배병우 작가의 <소나무>는 한 폭의 동양화처럼 담백한 색감을 자랑하는데 자욱한 안개와 소나기가 더해져 더욱 인상적이다.
창의력 쑥쑥 자라는 체험미술
런웨이처럼 기다란 <디지털 연못>에는 칼더, 몬드리안, 클림트, 클레, 샤갈 등 10여명의 작가들의 유명한 명화 속 캐릭터가 분해되고 합체되며 밟으면 도망가다 뒤따라오기도 한다. 아이들이 명화를 재미있고 쉽게 접할 수 있게 해준다. <미술사 트리> 프로그램은 터치만으로 각 사조별 작가들과 작품을 찾기 쉽게 해준다. <아이 엠 잭슨 폴록>은 뿌리기 그림을 만들고 프린터로 출력할 수 있는 작품이다.
< 스케치 아쿠아리움>은 가장 인기가 많은 작품이다. 입장료 포함 1만 3,000원 정도의 체험비를 내면 아이가 그린 물고기가 디지털 수족관에서 헤엄치는 작품이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크레파스로 그리고 이미지를 스마트 폰으로 찍어 전송하면 평면적인 그림이 어느새 고래, 거북, 물고기, 문어로 변신해 자유롭게 바다 속을 떠다닌다. 과학과 예술이 만나 놀이처럼 작업을 체험하며 예술을 배우고 창의력을 키워준다는 점에서 미디어아트는 매력적이다.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도 환상적인 화면에 이끌려 동화나라에 온 듯 동심을 되찾는 시간이 되었다.
문의 031-754-9696
Interview 남궁원 관장
“생각하라! 뛰어라! 만들어라! 그리고 가꿔라.”
생각하고 행동해 결과를 만들고 이를 보완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이 제 인생철학입니다. 새로운 현대미술에 참여하며 배우고자 미디어아트에 뛰어들었습니다. 미디어 작품을 구매하고 기존에 만든 작품을 디지털 화하는 작업을 해오다 나 혼자 즐기기에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상설전시장‘미누 현대아트센터’를 개관하게 되었습니다. IT강국인 대한민국이 미디어아트 분야에서도 강국이 되는데 기여하고 싶었어요. 44년을 살아 온 제 2의 고향 성남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국내 최초의 미디어문화예술 공간을 만들고 지역에서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며 살아가려 합니다. 프랑스나 영국의 미술교육은 감상을 중시합니다. 어려서부터 예술작품을 자연스럽게 접하고 자란 아이들은 감각도 다르게 자랍니다. 콘텐츠만 있으면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미디어아트를 발전시켜 대중이 공감하는 예술을 확산시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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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2019.10.1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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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가 만난 사람서양화가 남궁 원의 미누현대미술관 관장님 ABN인터뷰입니다.
- 관리자 2015.12.03 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