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흥2동 미디어 아트로 물들다] 미디어 아트 뮤지엄 '미누현대미술관'
신흥2동, 미디어 아트로 물들다
미디어 아트 뮤지엄 '미누현대미술관'
어느 무더운 여름날, 성남 신흥2동 두산아파트 상가가 하얀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하더니 지난 8월 21일 이곳에 "미누현대미술관"이 탄생했습니다. 조금씩 바뀌어가는 미술관의 모습을 보며 어떻게 완성될까 무척 궁금했는데요. 그래서 가보았습니다~
신흥2동을 미디어 아트로 물들일, "미누현대미술관"을 소개합니다.
두산아파트 상가건물 3층에 자리잡은 미누현대미술관은 이름만큼이나 입구에서부터 현대적인 느낌이 물씬 풍겨납니다.
그림이 살아 움직인다는 이곳! '박물관이 살아 있다'도 아니고 무슨 소릴까?
궁금증을 참지 못해 달려왔는데 막상 들어가려니 망설여지는 건 왜일까?
그냥 미술도 낯설고 어려운데 미디어 아트라고 하니 뭔가 난해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마음이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용기를 내어 알록달록한 문을 열고 들어가니 두둥~!
입구에서부터 뭔가 예사롭지 않은 아트의 느낌이 물씬 풍겨납니다.
저 끝에 주황색 옷을 입고 계신 분이 바로 이 미술관의 관장인 남궁원 작가입니다.
본격적으로 작품들을 만난기 전 '미디어 아트 뮤지엄'의 탄생 비화를 알아볼까요?
미누아트에서는 3년 동안 지난 시대의 명화들을 디지털 마스터 피스 작업을 통해 미디어 아트로 탄생시키고 그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한국 최초의 미디어 아트 전용 미술관인 "미누현대미술관"이 설립되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미디어 아트의 세계로 빠져 볼까요?
베르룸누스의 모습을 한 루돌프 2세 - 주세페 아르침볼도
오잉? 이게 사람이야, 과일이야? 첫 작품부터 예사롭지 않은 이곳!
주세페 아르침볼도가 루돌프 2세의 탁월한 리더십을 통해 풍성한 수확을 거두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그린 작품으로, 가까이서 보면 과일, 채소, 꽃이지만 멀리서 보면 고대의 토속신인 '베르룸누스'가 보이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매화병제도 - 정약용
미디어 아트로 재탄생한 우리나라 작품을 만나러 갑니다. 이날은 꼬마 친구들이 미술관을 방문했는데요.
모두들 집중~! 큐레이터 선생님이 리모콘을 꾸욱 누르면 소리와 함께 감상을 시작합니다.
"오오~ 움직인다, 움직여!" "쉿! 조용조용~"
미디어 아트는 눈과 귀로 감상해야 한답니다.
'매화병제도'는 다산 정약용 선생님이 강진에서 유배중에 시집 간 딸의 화목한 가정을 기원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담아 그린 작품입니다. 왼쪽이 바로 '매화병제도'의 원화이고 오른쪽은 미디어 아트로 재탄생한 '매화병제도'랍니다.
원화의 내용과 의미를 움직임과 음악을 가미하여 표현된 디지털 작품으로 감상해보니 미술 초보자인 저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는데요.
우리 꼬마친구들도 아마 그렇지 않았을까요? "얘들아, 너희도 다 이해했지~?"
사직노송도 - 정선
이번에 만나볼 작품은 '정선'의 '사직노송도'.
조선 사직이 수많은 시련 속에서도 영원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비, 바람, 눈보라 속에서도 늘 푸르름을 간직한 늙은 소나무로 상징화해 그린 작품입니다. 한겨울 눈을 맞고 있는 노송의 모습, 짧은 영상으로 한 번 만나 볼까요?
미술관에서 직접 보시면 사계절 동안 시련을 모두 이겨내고 꿋꿋하게 푸르름을 이어가는 소나무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송하선인취생도 - 김홍도
다음으로 만난 작품은 김홍도의 '송하선인취생도'
임금의 다스림 아래 태평한 세상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그려낸 이 작품에서 소나무는 곧 용이며 용은 곧 왕을 뜻한다고 합니다. 얼핏 보기에는 원화나 디지털 작품이나 비슷해 보이지만 영상으로 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죠~!
'우왓! 천둥이 치더니 진짜 용이 승천한다!'
작품의 숨은 뜻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김홍도의 회화기법을 활용하여 '승천하는 용'을 탄생시켰다고 합니다.
히말라야 14좌 - 이창수
이번에는 사진을 미디어 아트로 만나볼 차례!
자연사진 전문가 이창수 작가가 히말라야 14좌를 한걸음 한걸음 걸으며 찍은 작품입니다.
히말라야에 가본 적은 없지만, 그 숨결이 조금씩 다가오면서 대자연의 아름다움에 순식간에 매료됩니다.
이렇게 실제처럼 느낄 수 있는 매력, 그것이 바로 미디어 아트가 존재하는 이유가 아닐까요?
허수아비 환타지 - 남궁원
이번엔 미누현대미술관의 관장이신 남궁원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순서입니다.
40여 년간 '허수아비'라는 일관된 주제로 한국적 정서를 표현해온 남궁원 작가의 철학이 담긴 작품이라고 합니다.
'아니, 미술관에 웬 수족관이?!'
꼬마 친구들이 모여서 뭔가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한 번 구경해볼까요?
예술의 대중친화를 위한 '예술체험 미디어 아트' 시간입니다.
미디어 아트를 단순히 관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체험해 보는 기회가 있답니다.
구경하러 갔다가 저도 얼떨결에 꼬마 친구들과 함께 해마를 예쁘게 색칠해 보았는데요.
이 해마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걸까요?
스탠드로 조명을 잘 맞추고 위 아래에 있는 QR코드를 휴대폰 어플로 찍으면 수족관에 물고기가 생겨납니다.
우리 꼬마 친구들, 신기해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저와 함께 색칠하던 예쁜 소녀가 색칠 잘한다고 칭찬도 해줬지만 제가 그린 해마는 수족관에 담기지 못했다는 슬픈 뒷이야기...
자, 그럼 다음 코스인 제2전시실로 이동해볼까요?
미술사 트리
QR코드에 이어 이번에도 예사롭지 않은 무언가가 보이는데요.
큐레이터 선생님의 시범을 보니 '미술사 트리' 어플 하나만 있으면 미술공부는 이미 끝!
르네상스를 선택하고 작품을 누르면 르네상스 시대의 미술작품이 화면으로 나타납니다.
미술사조와 작품을 연관지어 한 번에 공부할 수 있겠죠?
비너스의 탄생 - 산드로 보티첼리
르네상스 시대 최고의 걸작인 비너스의 탄생 순간을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는 지금 이 순간!
'아이 눈부셔라~' 역시 미의 여신 비너스라 탄생의 순간에도 후광이 번쩍번쩍~
연못
건너편으로 넘어가기 전 미술관 입구에서부터 시선을 끌던 이곳의 정체는?
무너가가 물 위로 흘러가는데 슬쩍 발을 대보니 펑~ 하고 터집니다.
덕분에 미술관 곳곳에서 펑펑~ 터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답니다.
비움 - 남궁원
오늘의 마지막을 장식해줄 작품입니다.
생명의 탄생하고, 지나친 욕심을 깨닫고, 비움으로 생을 마감하는 과정을 달 항아리에 '프로젝션 맵핑' 기법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궁금한 마음, 그리고 낯설음에서 오는 떨리는 마음을 안고 들어선 미디어 아트 뮤지엄 "미누현대미술관"
'그림이 움직인다' '말도 하고, 노래도 나와!'
끊임없는 감탄사를 쏟아내며 신기해 하며 함께 관람한 꼬마 친구들과 같은 마음으로 둘러보다 보니 어느덧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네요.
이제 개관한 지 한 달 정도 된 미술관이지만 벌써 소문을 듣고 유치원, 미술학원에서 단체관람을 많이 온다고 해요.
미술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디지털 작품, 감성 발달에 도움이 되는 체험형 미디어 아트까지...
낯설고 생소하지만 만나고 나면 다시 한 번 보고 싶은, 살아 있는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미누현대미술관"
가을의 문턱에서 우리 아이들 손잡고 미술관 나들이 한 번 떠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